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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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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챕터하우스

우에노 지즈코 지음, 박미옥 옮김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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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정치라는 인적 재난이 만들어낸 빚, 패자들의 분노, 젠더 평등정책의 추진,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의 제정과 개정, 노동규제완화, 경제격차, 저출산, 만혼과 비혼의 증가, 학력 인플레이션 사회의 희생자들,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자녀교육,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증가, 딸들의 수난시대, 독신 남성의 노후, 남성혐오와 여성혐오의 추동자들, 신자유주의와 페미니즘, 기업의 성차별, 일과 삶의 균형… 일본의 저명한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가 이 책에서 논한 일본 사회의 현상들이다.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이기도 하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약 반세기는 세계적으로 국제화와 신자유주의의 시대. 대부분의 선진국에 휘몰아친 파도 앞에서 각 나라들은 독자적인 방식으로 그에 대응해왔다. 그렇다면 일본의 대응은 어땠는가? 신자유주의 개혁이라 이름 붙은 대응 방식에 여성들은 어떤 영향을 받았고, 그리고 그 결과 여성들은 어떤 시대를 살았는지. 페미니스트이자 사회학자로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온 저자의 감개무량함과 분노, 젊은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쓸쓸함이 담겨 있다.


페미니즘이 성장한 지난 40년, 여성의 삶은 나아졌습니까


일본에서 여성해방운동이 탄생하고 페미니즘이 성장한 지난 40년. 세계사에서 두 번째로 일었던 페미니즘의 물결이 어느덧 ‘불혹’을 맞이했고 저자 자신도 환갑이 지나 이제 고령자의 일원이다. “지난 40년 동안 일본 여성의 삶은 나아졌습니까?” 해외 미디어나 젊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면 고민하게 된다고 했다. 굳이 답을 한다면 어느 면에서는 좋아졌지만 또 어느 면에서는 힘든 상황이라고. 어쩌면 지금이 더 어려운 상황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왜 그렇게 되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분석해보고 싶다고 했다. 또 여성해방운동이 탄생하고 페미니즘이 성장한 지난 40년이 어떤 시대였는지도 되짚어보고자 한다. 누구도 시대를 선택할 수는 없다. 40대 이전의 여성들에게는 그간의 40년이 삶의 전부일 수 있겠지만 저자에게는 성년이 된 후의 40년이다. 그 시대의 변화에 발을 내딛고 힘을 보태면서 온몸으로 살아온 산증인으로 관찰하고 경험한 것들을 데이터에 근거해서 세계사에서 일본이 자리하는 위치가 어디인지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일본 여성들이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며 어떻게 변모해왔는지, 또 앞으로 거친 파도를 어떻게 뛰어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에서 촉발된 미투운동을 계기로 현재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페미니즘을 지켜보면서, 다르지만 유사한 상황을 발견하게 된다. 약자를 과감하게 잘라내는 신자유주의 개혁의 결과로 일본 여성들이 입은 피해를 우리 사회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만혼에서 비혼으로, 누가 결혼하지 않는가


일본에서의 결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살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아이를 낳고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동기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이 강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 만혼이 비혼으로 바뀌면서 결혼율이 떨어지면 결혼 건수는 감소한다. 그렇지 않아도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 결혼 건수가 줄어들면 인구의 감소는 쉬운 예측이다. 그래서 각 지자체와 정부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서 결혼율을 높이고자 전력투구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왜 결혼율은 감소했을까? 결혼율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모든 사회 집단에서 똑같이 결혼율 감소를 겪고 있지는 않다. 결혼이 용이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격차가 존재한다. 남성의 경우는 연수입과 결혼율이 정비례하고 있다. 돈이 있으면 결혼이 더 쉽다는 사실이다. 결혼율은 노동의 형태와도 관련되어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동 형태를 비교해보면 정규직의 결혼율이 더 높다. 정규직에 고정수입이 있으면 남성의 결혼율은 높아지는 것이다. 이 사실은 오늘날 남성외벌이형 가족모델이 여전히 살아 있고 여성에게는 결혼이 곧 생활보장의 수단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여성의 경우는 어떨까? 가계경제연구소라는 기관에서 일본의 거품경제기가 끝나고 불황이 이어지던 시기의 여성의 생활을 추적하는 독자적인 연구를 실시했다. 결과는 놀라울 만큼 뚜렷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25세에 미혼이었던 여성들 중에서 정규직 여성들은 무직이나 비정규직 여성들에 비해서 결혼율이 높고 출산율도 높다. 우리는 어느 시대를 어느 연령대로 맞이할 것인지는 개인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 그러나 뒤의 세대로 갈수록 만혼, 비혼화의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비정규직보다는 정규직의 결혼율이 높다라는 것.

누가 남성혐오와 여성혐오를 부추기는가


신자유주의는 사용 가능한 사람은 누가 됐든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최소한 ‘기회의 균등’ ‘경쟁의 공평함’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성별도 국적도 문제시하지 않는 보편주의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내셔널리즘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매우 선호하고 국경이나 국적을 중요시하는 이른바 배타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 용인될 수 없는 신자유주의와 내셔널리즘이 결탁을 했고 그것을 통해 신자유주의는 이득을 취했다.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한쪽에서는 기득권 집단을 둘로 분열시키고, 다른 한쪽에서는 지금껏 기득권이 될 수 없었던 집단도 둘로 분열시켰다. 신자유주의는 기득권층에는 위협이고 그동안 기득권층이 될 수 없었던 집단에게는 기회라 할 수 있다. 전자에는 꼰대 및 꼰대 예비군 집단이, 후자에는 여성들이 속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한 묶음으로 차별받았던 여성들에게 신자유주의는 다양한 선택지라는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유능한 여성에게는 남자처럼 일을 시키고, 그렇지 않은 여성이라도 편리한 일회용 노동력으로 일을 시키겠다는 신자유주의 정권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후원하는 정책을 추진했고 일부 여성 노동자들 중에는 그 같은 변화를 환영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한쪽에는 시대의 바람을 타고 성장하는 신흥세력, 다른 한쪽에는 발을 딛고 있는 지반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불안에 떨며 더 이상 기득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된 과거세력. 후자가 전자를 원망과 선망의 심정으로 바라보리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개혁의 과정에서 기득권 집단에서 급전락한 ‘하층 남자’와 급성장한 ‘출세한 여자’ 사이의 대립이 강화되어갔다. 신자유주의의 ‘남녀공동참여’ 정책이 진전되면서 여성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자기주장이 강한 여자’의 아이콘으로서 대표적인 타깃이 된 것이 페미니즘. 신자유주의 개혁에서 승자가 된 종합직 여자들,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고 가족을 부양할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남자와 같은 월급을 받는 엘리트 여자들, ‘결혼활동’을 하면서도 돈 없는 남자는 안중에도 없고, 쉽게 이혼하고 아이도 안 낳아 저출산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그래서 일본의 아름다운 가족제도의 전통을 파괴하는 터무니없는 여자들… 이들이 맹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2000년대부터 신자유주의 개혁의 효과가 남성 간의 격차확대로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부터 여성공격은 더욱 심화되었다. ‘젊은 남자들의 희생으로 신자유주의 개혁 과정에서 이득을 본 여자들’이 공격의 표적이 되었다. 그들은 진정한 적이 누구인지 잘못 보고 있다. 여성들에게 기회를 준 것은 신자유주의 개혁이지 여성 스스로가 아니다. 신자유주의 개혁은 세계화라고 하는 거대한 변화에 따른 각국의 대응 전략의 하나였을 뿐. 기득권의 위협을 받은 집단의 ‘패자’그룹이 새롭게 기회를 얻어 성장한 ‘승자’그룹에 원한을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들이 진짜로 공격해야 할 대상은 그렇게 만든 정·관·재계의 엘리트들이다.

여성들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신자유주의에서 승자의 자리를 손에 넣은 여성조차 여성들에게 회사에 의존하지 말고 자립하라고 조언한다. 어쨌든 지금은 회사든 남편이든 의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위험도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부모에 대한 의존도 위험도가 높다. 초반에는 좋겠지만 의존 기간이 길어지면 노후의 부모를 돌봐야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전직이나 퇴직을 감행한 남성 노동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아내의 수입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회사를 그만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입원은 하나든 둘이든 부족하기 때문에 수입원을 다양화해서 위험률을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 개인이나 조직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지 말고 수입은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 넷으로 다양한 수입원을 만들어두어야 한다는 것. 생각해보면 개인보다는 기업이 먼저 다양화 전략을 꾀했다. 조직 안팎으로 다양성에 대응하면서 경영의 다각화, 시장의 세분화 및 다양화, 인재의 다양화가 그 전략이었다. 요즘은 중소기업들도 고객의 다양화와 분산화를 꾀하고 있다. NPO단체들도 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적자금의 투입이 예산의 절반을 넘지 않도록 하는 규칙을 정한 곳도 있다. 조직이 이렇게 유연하게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면 개인도 살아남기 위해서 다양화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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